ART COLUMN · BOOK
Art Guide Book #3
한국 현대미술 거장 엿보기
BOOK
DATE
APR 23, 2024
CONTRIBUTOR
ARTiPIO Editorial
홍콩에 이어 아시아의 새로운 미술시장 중심지로 ‘한국 미술시장’이 점차 주목받는 요즘.
다들 먼발치서 어렵게만 바라본 미술에 대해 다가서는 발걸음도 점차 가벼워지고 있습니다. 물론 2022년 미술시장이 한껏 달아올랐던 것과 달리 2023년 금리 인상,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현재까지도 다소 침체된 분위기이긴 하지만, 확실히 전과 달리 Young한 애호가들의 등장은 눈에 띄죠.
그렇다면, 그간 한국 미술시장을 이끌어 온 현대미술계 거장들은 과연 누구일까요?
그들의 이름이, 작품이 있기까지 작가로서의 삶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한국의 현대미술을 이끌어 온 거장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지금부터 아티피오에서 소개하는 6권의 책을 주목해 보세요
Whanki in New York : 김환기의 뉴욕일기, 김환기 저, 출판사: 환기미술관
삼성에서 운영하는 호암미술관에서 2023년 4개월간 김환기 개인전《한 점 하늘_김환기(23.05.18.-09.10.)》이 대중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았었죠? 김환기(b.1913-1974)의 예술 세계는 40여 년간 추상 여정을 통해 그의 예술이 점으로 수렴되는 동시에 자연과 인간, 예술을 모두 아우르는 보편적 세계로 확장되었습니다.
그는 전라남도 기좌도에서 태어나 일본 유학을 거쳐 세계 미술의 중심지 뉴욕에서 예술의 꽃을 피웠는데요. 그렇기에 그의 화업 일생에서 ‘뉴욕’은 국제 무대 진출의 열망, 고향의 향수, 새로운 작품 세계로 거듭나기까지 중요한 장소가 되었죠.
이처럼 그의 뉴욕 생활을 느껴볼 수 있는 『Whanki in New York : 김환기의 뉴욕일기』책을 읽어본다면, 타지에서 생활하며 고독 속에서 빚어진 그의 탐험, 고민, 시도, 노력들을 엿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책을 통해 화가로서의 김환기뿐 아니라, 인간 김환기의 인생까지 엿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짧은 일기 형식의 글이기에 편하게 접근 가능하고, 그의 작품을 함께 곁들여 볼 수 있으니 부담 없이 읽어보세요
2. 유영국 Yoo Youngkuk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 Yoo Youngkuk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 저, 출판사: 마로니에북스
유영국(b.1916-2002)은 한국 추상 미술의 영역을 개척한 선구자로서 김환기와 함께 1세대 추상미술계의 선두주자로 주목받고 있죠. 비구상 계열(자연에서 출발해 점차 추상의 과정으로 도달)의 김환기, 추상 계열(기본적 조형 요소로 구성에 임하는 경향)의 유영국은 그간 한국의 추상 미술의 역사를 보여줍니다.
그가 그려낸 ‘자연’의 경관은 기하학적 구성을 통해 점, 선, 면, 형, 색 등의 기본 요소로 어우러집니다. 이렇듯 유영국의 작품은 자연의 단순화된 조형요소와 빨강, 노랑, 파랑의 삼원색을 기반으로 그만의 특유한 색감 보라, 초록 등이 추가되어 유영국만의 자연 숭고미가 전해지죠.
사후 작품 가치에 대해 재평가되어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유영국의 작품 세계에 한발 더 다가가고 싶다면, 『유영국 Yoo Youngkuk』 책을 읽어보시길!
Portrait of Yoo Youngkuk, 1980s ©️ Yoo Youngkuk Art Foundatio
백남준: 말에서 크리스토까지, 백남준 글, 에디트 데커, 이르멜린 리비어 편, 임왕준, 정미애 외 3명 역, 출판사: 백남준아트센터
지극히 미래지향적인 백남준의 작업은 현대에 와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죠. 백남준이 직접 쓴 편지, 악보, 팸플릿, 기사, 에세이, 시나리오, 논문, 인터뷰 등 백남준 예술의 근간을 보여주는 기념비적인 저서이기에, 그의 예술 세계를 낱낱이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예술가의 역할은 미래를 사유하는 것이다.”
– 백남준 –
윤형근의 기록, 윤형근 저, 출판사: PKM BOOKS
윤형근의 작품을 살펴보면 ‘오묘한 검은색’을 풍기며 큰 붓으로 푹 찍어 내려, 보기엔 지극히 단순하고 소박할지도 모릅니다. 그의 작품은 마치 오랜 시간 세파를 견뎌낸 고목(古木)과도 닮아 있고, 구수한 냄새를 풍기는 흙의 정취를 전하는 듯하죠. 직조한 캔버스 위로 물들은 물감의 번짐은 담담하면서도 서정적인 편안함을 전해옵니다.
『윤형근의 기록』에 담긴 그의 예술에 대한 성찰, 가족에 대한 사랑까지 담긴 그의 기록을 살펴보면, 마치 윤형근의 작품과 고스란히 닮아있는 그의 인품과 삶을 느껴볼 수 있을지도.
Chung Chang-Sup, Mind in Matter, 정창섭, 임근준 저/피케이엠갤러리 기획, 출판사: PKM BOOKS
해당 도록에서는 정창섭 화백의 후기 예술세계를 집약한 1980년대 <닥>시리즈부터 2000년대 <묵고>시리즈까지 총 47점의 작품이 소개됩니다. 닥에 물을 섞고 면 캔버스 위에 펼쳐 완성한 <닥>시리즈에서는 작업의 진행과정과 시간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느껴볼 수 있습니다. <묵고>시리즈에서는 그의 심화된 예술적 태도를 느껴볼 수 있는데요. 누름 기법을 통해 절제된 색감과 융합해 평면성을 넘어 촉각적인 오브제 회화로서 거듭납니다.
『Chung Chang-Sup, Mind in Matter』을 통해 닥의 소재를 사용해 한국인의 정서에 보다 편안하게 다가오는 정창섭의 예술세계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Lee Ufan-무한의 예술, 이우환 외 6명 저, 출판사: 에이엠아트
점·선·면의 대가인 이우환의 작품은 일반적으로 봤을 때 매우 심플하지만, 사실 그 안에 자신만의 철학적 관점을 담고 있는데요. 작품이 탄생하기까지 그가 걸어온 화업 인생을 집약한 책인 『LeeUfan-무한의 예술』은 총 2가지 섹션으로 구성되어 전개됩니다.
1부에서는 이우환의 작품론을, 2부에서는 이우환의 생생한 인터뷰 및 작가의 에세이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LeeUfan-무한의 예술』을 통해 살아있는 현대미술계 거장 이우환의 예술 세계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와 타자가 시적으로 악수하는 것, 그것이 내 삶이고 예술의 지표다.”
– 이우환 –
ⓒARTiPIO Editor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