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COLUMN · MARKET
ART CENTRAL Hong Kong 2023
Art Central Hong Kong 2023에서
경험한 K-아트의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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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PIO Editorial
홍콩 아트 위크를 매년 방문하는 미술 전문가들은 홍콩아트바젤과 더불어 아트 센트럴도 꼭 방문하라는 말을 덧붙인다. 대형 갤러리 중심의 아트 바젤과 달리 아트 센트럴에서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작가들을 소개하는 중소형 갤러리를 대거 만날 수 있어 블루칩 작가로 거듭날 보석을 찾아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접근하기 쉬운 가격대의 작품들을 보고 있자면 아트 컬렉팅에 한 발자국 더 가까워지는 듯하고, 아트 센트럴이 주는 특유의 생동감은 컬렉터들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Art Central Hong Kong 2023”
아트센트럴은 홍콩 아트 위크(Hong Kong Art Week) 동안 열리는 행사 중 하나로 홍콩 아트바젤의 위성페어 중 가장 대표적이다. 아시아의 20세기, 21세기 미술을 선보이기 위해 설립 되었으며, 참여 갤러리들은 아태평양 출신 갤러리가 다수이다. 이곳에서는 젊은 인재와, 실험 예술가들의 작품을 많이 선보인다.
2023년 아트센트럴은 70개의 가장 영향력 있는 갤러리와 300명 이상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다양하고 혁신적인 작품을 소개했다. 홍콩 완차이의 컨벤션 센터에서 아트바젤을 즐겼던 사람들에게는 색다른 시각적 재미를 경험할 수 있는 자리였다.
Yang Yongliang, Glows in the Night, video, 9’50’’, 7200 x 2430px, (2019). Photo : Yang Yongliang STUDIO
먼저, 압도감 있는 설치 작품들로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중국의 풍경을 디지털로 재 정의하는 중국 작가 Yang Yongliang의 ‘Glows in the Night (2019)’은 가로 18m의 대규모 비디오 설치 작품이다.
광동-홍콩-마카오 그레이터 베이 지역의 화려함과 불꽃놀이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도시의 상업화와 소비주의로 인한 발생되는 빛 공해의 생태적 문제를 제기하며 홍콩의 화려함을 상기시키고 초입부의 강렬한 인상을 도맡았다.
Installation View of Art Central Hong Kong 2023 , 박선기, Aggregation-Space, 2023, 설치 작품, Video Footage : ARTiPIO
존재만으로도 압도적인 박선기의 ‘Aggregation-Space’는 시선을 압도하는 대형 설치 작품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좌대(pedestal)에 올리는 전통적인 조각에서 벗어나 나일론 줄을 이용해 수많은 숯 조각을 천장에 매달아 동양미를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감각적인 작품이다. 특히 현장에서 작품 사이로 길을 내어 관람자들이 직접 작품 속으로 걸어 들어가 관람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해 흥미를 유발했다.
Installation View of Art Central Hong Kong 2023 Gallery Afternoon, 김희수, Photo : ARTiPIO
아트센트럴에 참여한 전세계 70개의 갤러리 중 한국의 갤러리는 8곳이였다. 아뜰리에 아키(ATELIER AKI), Gallery Afternoon, Gallery BK, Gallery Tableau, Jeeum Gallery, 대구 021갤러리, 부산 Gallery Woo, 부산 LEE & BAE 등이 참여했다. 특히 참여한 한국 갤러리 중 갤러리 에프터눈(Gallery Afternoon)에서는 전속 작가인 김희수 작가의 개성 넘치는 인물화 연작을 전면 내걸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김지아나, Orange inside orange23-12, porcelain, admixture, stain 163x131x19cm, 2023, Photo : ARTiPIO
유선태, Le Mots, Acrylic on canvas, 117x91cm, 2019, Photo : ARTiPIO
아트 센트럴 2023에는 이배, 이우환 등 블루칩 작가 뿐만 아니라, 유선태, 김지아나 등 젊은 인기작가들의 작품이 속속들이 솔드아웃 되어, 국내작가들의 경쟁력을 가늠해 볼 수 있었다.
특히 ‘흙의 작가’인 김지아나 작가는 흙과 안료를 섞어 고온에 구워 만든 조각의 파편들을 손으로 일일히 캔버스에 붙인 작업으로 시선을 압도했다. 작가의 시간과 노력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작품은 고온의 불 속에서 견뎌낸 얇고 연약한 조각들로부터 단단한 아름다움과 생명력을 담아내어, 관람자로 하여금 치유와 위로의 메세지를 전달한다. 이러한 김지아나 작가의 화려한 색감으로 어우러진 부조 작품이 프레임 없이 캔버스 그대로 전시되어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다.
Installation View of Art Central Hong Kong 2023, 김지아나, Video Footage : ARTiPIO
부산의 갤러리우(Gallery Woo)는 한충석 작가의 작품 15점을 선보여 모두 솔드아웃 시켰다. 광목에 아크릴로 그려낸 눈망울이 커다란 캐릭터는 눈을 흘기며 눈치를 보기도 하고 때론 우울한 눈빛이 매력적이다. 작가는 주변인을 동물, 삐에로 등으로 표현하며, 소통의 부재와 관계성에 대해 이야기 한다.
Installation View of Gallery Woo Booth, Art Central Hong Kong 2023, Courtesy of the artist, Gallery Woo
한충석, Doppelganger, 2023, acrylic on korean, 72.7×60.6(cm), Courtesy of the artist, Photo : ARTiPIO
Installation View of Soluna Fine Art Gallery, Kim Young-Hun Solo Exhibition, MAR 16 – APR 29, 2023, Photo : ARTiPIO
홍콩에 위치한 솔루나 파인 아트 갤러리(Soluna Fine Art)는 홍콩 갤러리 협회 이사이자, 홍콩 한인 여성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한국인 이은주 대표가 이끄는 갤러리로, 김영헌(b. 1964)작가의 개인전을 선보였다. 아트센트럴의 부스 뿐 아니라, 센트럴 지역의 솔루나 갤러리에서도 개인전이 진행되고 있다.
김영헌 작가는 한국의 학고재갤러리 전속으로 최근 학고재 갤러리의 《의금상경(衣錦尙絅)》 전에도 참여한 한국의 중견 작가로 ‘일렉트릭 노스탤지어(Electric Nostalgia)’ 시리즈를 이어가고 있다. 작가가 경험한 아날로그의 시대를 지나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며 변화된 패러다임 속에서 감지한 미적 경험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그의 붓 끝에서 탄생하는 파스텔 톤의 신비하고 오묘한 오버레이와 독특한 화면 구성은 사이버 세상의 자기장을 시각화 한 듯 하다.
Installation View of Soluna Fine Art Gallery, Kim Young-Hun Solo Exhibition, MAR 16 – APR 29, 2023, Photo : ARTiPIO
이은주 대표는 아트바젤, 아트센트럴과 기타 위성 페어, 그리고 주요 경매장과 메가 갤러리들의 지점 설립 등 홍콩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미술시장의 변화를 몸소 느껴온 장본인이다. 한국 작가 김영헌에 대한 홍콩 현지의 뜨거운 호응을 보며 한국미술계의 위상을 다시 한 번 체험하고 있다.
작가의 좋은 작품과 갤러리의 견고 하고도 치밀한 컨설팅이 맞물려서 얻어진 시너지 일 것이다. 다시 돌아온 홍콩 미술시장과 함께 K-아트의 성장을 홍콩 현지에서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아트센트럴 2024’를 기약하며
“Art Central created cross-cultural dialogues between established names and emerging artists, with an energetic and diverse presentation.”
(아트센트럴은 에너제틱하고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며, 기존작가들과 신진작가들간의 문화가 섞인 대화의 장을 만들었다.)
– ARTNET NEWS CHINA –
“A substantial fair in its own right.”
(그 자체로 엄청난 박람회이다.)
– FINANCIAL TIMES –
Installation View of Art Central Hong Kong 2023, Photo : ARTiPIO
올해 홍콩 아트위크가 더욱 주목받은 이유는 펜데믹 이후 전세계 미술시장이 확대가 되며, 서구중심의 일방향이 아닌 아시아 미술시장이 주목을 받아 홍콩에 모인 아시아 갤러리들의 많은 작가들이 빛을 발하였다는 점이다.
아트센트럴은 중형 갤러리들의 역습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완성도 있고 좋은 컨텐츠를 가진 작가들을 선보였다. 일반 대중들도 접근할 수 있는 가격의 작품들은 미술을 좀 더 가깝게 느끼게 해주었으며, 홍콩현지에서 주목받고 있는 K아트의 위상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아시아 미술시장의 긍정적인 분위기가 계속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으며 ‘아트 센트럴 2024’을 기다려 본다.
© ARTiPIO Editorial